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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극적인 승부에 스타 탄생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드라마틱한 서사시

내셔널타이틀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은 매년 그 해 최고의 뉴스메이커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했고, 높은 기량을 겨뤘으며 마침내 최고의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6월 중순 가장 변별력 높은 코스 세팅에서 치러치는 상반기 골프의 결정판이기도 했다.

그해 최고의 선수와 상금왕은 11월쯤 시즌을 마칠 때 가려지곤 했지만 한국여자오픈의 우승자는 항상 그해 투어의 큰 변수였다. 29회째를 치른 지난해도 그랬다. 박성현(22 넵스)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탄생했다. 지난해 우승에 이른 과정을 돌아보면 한편의 드라마틱한 서사시를 보는 듯 했다.

6월 18일부터 4일간 인천 청라지구에 위치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 6635야드)에서 열린 대회를 앞두고 최대 관전 포인트는 국내외 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들인 전인지(21 하이트진로)와 이정민(23 비씨카드), 고진영(20 넵스)에 더해 디펜딩 챔피언인 김효주(20 롯데) 중 누가 우승할 것인가였다.

전인지는 직전 대회인 S-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짜릿한 역전우승으로 시즌 3승(통산 7승)을 수확하면서 다승 공동 선두에 상금, 평균타수, 퍼팅까지 선두였다. 이정민은 감기 및 대학원 일정으로 직전 대회에 결장했지만, 출전한 4개 대회에서 3승을 올리고 있었다. 다승 공동선두에 평균타수와 상금에서는 2위였지만 그린적중률은 81.71%로 1위였다. 고진영도 2015년 상반기 최고의 선수가 될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 4, 5월에 1승씩을 수확하며 상금선두로 나섰지만 갑작스러운 눈병으로 주춤했다. 그 역시 5월말 한 주 휴식을 취한 뒤에 출전했다. 한국여자오픈을 그만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김효주는 2014년 KLPGA투어에서 5승을 올리며 투어를 평정했고, 미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상종가를 치고 있었다. 김효주는 미국LPGA투어를 뛰고 있으면서도 타이틀을 방어하기 위해 출전했다. 이미 루키임에도 불구하고 JTBC 파운더스컵 우승을 포함, LPGA투어의 톱10 7회를 기록하는 등 세계랭킹 4위에 올라 있었다.

1라운드 : 바람과의 싸움

첫날 1라운드는 무릎 부상에서 회복 중인 안신애(25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가 보기 1개, 버디 3개를 엮어 2언더파 70타, 단독 선두로 나서면서 5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은 어려운 코스 세팅 뿐만 아니라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5명에 불과했다. 전반에 버디 1개를 기록하며 무난한 경기를 펼친 안신애는 후반 보기 1개, 버디 2개로 1타를 더 줄여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마추어 최혜진(17 학산여고)과 이소영(18 안양여고)이 1언더파 71타를 적어내면서 박주영(25 호반건설), 박지영(19 하이원리조트)과 함께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해 관심을 모았다. 김효주는 1오버파로 공동 13위. 2개의 버디를 잡았지만 3개의 보기를 범했다.

2라운드 : 박성현의 돌풍

금요일 2라운드에서는 버디 5개에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친 박성현이 중간합계 2언더파 142타를 기록하면서 김예진(20 요진건설)과 함께 공동 선두에 나섰다. 양수진(24 파리게이츠)이 중간 합계 1언더파 143타로 1타차 3위였다. 아직 KLPGA투어 우승 경험이 없는 두 선수가 내셔널타이틀 대회에서 생애 첫 승에 도전하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 김효주는 이틀 연속 1오버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7위에 머물렀고, 전날 선두였던 안신애는 5오버파로 크게 부진, 공동 11위(3오버파 147타)로 처졌다.

3라운드 : 이정민의 추격전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는 폭우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는 우여곡절 끝에 순위 변동이 심했다. 박성현은 선두를 지키고 독주했다.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면서 중간합계 4언더파 212타로 리더보드 최상단에 올라섰다.

직전 대회인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박성현에 뼈아픈 역전패를 안긴 이정민이 이날 6개의 버디를 몰아치면서 4언더파 68타로 코스레코드를 기록했다. 단독 2위(1오버파 217타)에 올라 선두 박성현을 5타차까지 추격했다. 어렵게 세팅된 코스에 악천후가 겹치면서 언더파는 박성현 혼자였고 나머지 모두가 오버파였다. 69위로 본선에 올랐던 선수의 스코어는 무려 26오버파를 적어냈을 정도였다.

Final 라운드 : ‘박성현’ 새로운 스타 탄생

마지막 날은 날씨가 개었고 갤러리는 2만 3천여 명이 몰렸다. 첫 승에 도전하는 박성현은 공교롭게도 이정민과 챔피언조에서 매치플레이 양상의 경기를 펼치게 됐다. 두 선수는 대회 2주 전 제주도에서 열린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연장 승부를 펼친 바 있다. 당시 우승 경험이 없던 박성현은 이정민과의 맞대결에서 고배를 마셨다. 박성현으로서는 아픈 기억을 빨리 떨쳐내는 게 중요했다.

박성현은 ‘닥치고 공격’하는 닥공 스타일의 진수를 보였다. 타수가 다소 앞서 있지만 지키는 대신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호쾌한 샷을 날렸다. 하지만 13번 홀부터는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의식한 탓인지 타수를 잃어 결국 트리플 보기 1개에 보기 4개, 버디 2개를 묶어 5오버파 77타를 적어냈다. 하지만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로 두 타차 우승을 일궈냈다.
마지막 18번 홀에 이르렀을 때 박성현은 이정민에 한 타 앞서 있었다. 이정민이 버디를 잡아 타수를 줄이면 다시 연장 승부를 벌여야 했다. 하지만 그린에서 이정민의 버디 퍼트가 빠졌고, 박성현은 홀 5cm 옆에 파 퍼트를 남겨두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3년 드림투어 상금왕으로 이듬해 정규투어에 나선 박성현이 데뷔 2년 만에 첫 승을, 그것도 메이저 대회에서 일궈내는 순간이었다. 이정민은 이날 2오버파 74타를 쳐서 최종 합계 3오버파 291타로 단독 2위에 올랐고, 뒤를 이어 안신애와 양수진이 최종 합계 4오버파로 공동 3위, 김효주가 7오버파로 공동 9위였다.

선수들에겐 땀을 쥐게 하는 진땀 승부였지만 갤러리와 시청자들은 즐거운 경기였다. 박성현은 250m를 넘나드는 장타와 호쾌한 스윙으로 골퍼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10번 홀에서 먼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자 갤러리들의 환호와 박수가 골프장을 뒤덮었을 정도다. ‘남달라’라는 별명의 닥공 박성현의 팬클럽은 이 무렵부터 급속도로 불어났다. 이정민 역시 송곳같은 아이언샷으로 보는 이들의 감탄사를 자아냈다. 어려운 코스 세팅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선수들의 플레이가 돋보였다.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은 드라마틱한 승부의 재미와 함께 스타 탄생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잡은 경기였다.